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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춘향전이 오페라로 일본에서 공연을 했나보다.
언니가 아침부터 이메일로, 너무 좋았다고 호들갑이다.
일본에 간지 2년 반이 훌쩍 넘었다.
손바닥만한 원룸에 언니랑 형부, 둘이서 단돈 백원도 쪼개쓰면서
부모님 집 장만해드리고,
신상은 한번쯤 나에게 챙겨주고싶어하는
강박증 가까운 가족애를 가진 언니다.
오페라를 볼 마음의 여유를 가졌다는 점이 너무 반가웠다
도무지 살찔 수 없는
나랑은 너무 다른 성격의 소유자다.
이 와중에,
호의호식하면서 여유로움을 뽐내는 내가 가끔 부끄럽기도 하다. ㅋ
언니 감수성이 참 꽝이다.
오페라 본다고 들떠 있는 모습을 화상채팅으로 보면서,
현장에서 보고 있을 모습이 상상이 된다.
참, 여자가 이렇게 언어에 무던하고 감수성과는 거리가 먼것도 난해하지만
수학적, 논리적 감각은 또 뛰여나다.
장예모의 발래극 "홍등" 공연을 우리학교에서 언니랑 같이 가장 비싼 좌석에서 봤었다. 학교공연이라 비싸봤자 2만원이었던거 같은데,,
공연을 보면서, 일행 선택에 실패한 점을 좀 거하게 통감했던 기억이 있다.
분위기 깨는데는 선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뻔한 말로 정확하게 해주지 않는 한 먼 얘긴지 분위기파악을 못한다.
말똥말똥한 눈으로 똑바로 바라보면서,
야, 쟤네 지금 뭐하는거야?
했을 때, 그야말로 제대로 허걱,,이였다. 내가 한창 몰입하여 감동할 시점에...
나보다 3살 많은 언니인데, 이럴 때 보면 한참 동생같고 귀엽다.
한창 분주한 수요일에 선물꾸레미가 내자리로 배달되어 왔다.
내가 지갑을 잃어버려서 새 지갑을 사보냈다고 한다.
자기는 엄두도 못내는. 빨간색 명품지갑이었다.
거기에 얘쁜 실반지도 한개 보내왔다.
자다 깨서 낯선 곳임을 느끼고 엄마 부르며 울어버리는 어린아이마냥,
언니가 보고싶다고 울었던 적이 있다.
그래도, 바보처럼 사랑한다는 얘기한번 못해주고 있고
간들어진 애교한번 제대로 못해본다. 나는 그런걸 많이 부끄러워한다.
내가 선물꾸레미를 그냥 대충 서랍에 집어넣는 모습을 보고도,
내가 그냥 표현을 잘 못하는 것임을 알고,
좋아해주면 좋겠다.
그 비싼 우편료를 들여 인형을 잔뜩 넣어서 보내왔다.
언니에게 나는 항상 중딩정도인가보다.
아저씨들이, 안어울린다고 목잡고 쓰러진다.
우리 련이라고, 인형에 이름까지 붙여서 보내주는 ... 훗~
춘향전 본 소감을 적어보라고 할까,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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