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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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가 데이트폭력 상대와 결혼한다일상다반사 2024. 1. 18. 09:30
19금 종편 드라마임에도 시청률 28.5%를 찍은 부부의 세계를 보셨나요? 여주인공인 지선우(김희애 역)의 조력자로 남편의 불륜을 조사해준 민현서(심은우 역)가 등장하는데, 진료차 병원을 방문했다가, 의사인 지선우가 데이트 폭력을 당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남자친구로부터 도망치도록 도와줍니다. 놀라운 것은, 몇번이나 민현서는 남자친구와 동거하는 집으로 돌아가게 되고, 벗어나기 어려워 합니다. 드라마니까 가볍게 저러고 싶을까 생각하고 넘겼던 대목입니다. 놀랍게도 데이트폭력이라는 사회 현상을 살펴보면서, 너무나도 전형적이고 현실적인 대목이라는 점, 그리고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 그 드라마와 같은 삶을 경험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네이버 검색창에, “데이트 폭력”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당일 뉴스만 3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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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 강박적 성향일상다반사 2024. 1. 16. 10:22
가만히 있다 보면 윙~하는 소리가 종종 들린다. 내 핸드폰이 울리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늘 들여다 보게 된다. 아닌 경우가 더 많더라. 언제부턴가 소통에서 떠나 있는 것이 불안했었나, 윙~하는 소리를 듣지 못할 까봐 불안해 했던 것 같다. 나에게 온 질문은 즉각 답변이 되야 했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이런 저런 강박에 시달린다. 문자, 카톡, 인스타 DM 등등, 외부의 반응에 늘 촉을 켜놓고 산다. SNS로 수익을 벌어들이는 사람도 별로 없는데도 불구하고나에 대한 반응에 늘 촉을 세우고 있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사람이라는 존재는 스스로 생존이 불가하다. 다른 동물에 비해 사람이 사회를 구성할 수 있는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을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유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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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라는 인생의 비타민일상다반사 2024. 1. 11. 13:16
만명 이상의 도시가 생겨나면서, 상하수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도시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깨끗한 물을 먹고, 깨끗한 물로 씻는 일이었다고 한다. 또한 그리하여 외과 수술에서 가장 먼저 생겨난 절개 수술이, 결석 제거술이었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깨끗한 물을 보관하고 마시기 위하여 발명된 것이 맥주와 와인이라고 한다(“메스를 잡다”, 아르놀트 판 더 라르). “발효”라는 것은, 정말 신의 선물과 같은 오묘한 과정이다. 음식을 신선하게 보관하여 먹기 어렵던 시절, 우리는 김치나 된장과 같은 엄청난 발명품을 만들어 냈다. 술은 그런 맥락에서 그에 못지 않은 위대한 발명품이고, 그 영향력 또한 지역적으로 제한된 “김치”, “된장”을 훌쩍 뛰어넘어 세계 만인 공통의 “문화”를 다양하게 만들어 냈다. 알만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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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의 여정 (2)일상다반사 2024. 1. 11. 10:57
나는 2010년 1월 9일 첫째를 낳았다. 1월 8일 오후 2시반부터 진통이 시작되어, 9일 새벽 2시쯤 입원을 하고 9일 점심 12시 3분에 첫째를 낳았다. 1월 8일 친구가 출산휴가로 혼자 집에 있는 나를 보러 와서 같이 놀았다. 나는 많이 움직여야 애가 빨리 나온다며 어그부츠를 챙겨 신고 친구와 롯데백화점까지 걸어 가서 맛있는 스시를 먹고 박스티슈를 사서 다시 집으로 걸러 왔다. 2010년 1월은 기록적인 폭설이 있었던 시기라 온통 눈으로 뒤덮여 있어서 미끌어질까봐 조심조심 걸었던 기억이 난다. 친구와 집에서 유료 영화 ‘국가대표’를 봤다. 롯데백화점에서 돌아올 때부터 진통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 잠깐 걷다가 “앗, 잠시만”하고 배를 움켜잡고 통증이 가시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걸었다. 집에서 ‘국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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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방황하려고 한다.일상다반사 2024. 1. 10. 14:18
제 나이 때에 다 겪어야 좋은 일들이 반드시 있나 보다. 친구에게 고3된 아들이 있는데 고1까지 더할 나위 없는 착한 아들이었다고 한다. 이 아이는 사춘기도 없나 싶을 정도로 스스로 할 일을 열심히 하고 가족에게 다정하고 엄마와 친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고2에 갑자기 어부가 되고 싶다며 공부를 그만 하고 싶다고 강하게 주장했다고 한다. 친구들이 모여 앉으면 사춘기도 때가 있어 미리미리 하고 지나가는 것이 좋다고 늘 이야기한다. 나는 방황이라는 것을 한 적이 없었다. 초등학생때 까지는 언니 뒤꽁무니 쫓아다니느라 바빴고 언니가 하는 것이면 다 잘하고 싶어 했다. 중학생이 되고 나서 나에게 대학이라는 선택지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나는 북경대학에 가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매일매일 열심히 공부했다고는 할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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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의 여정일상다반사 2024. 1. 5. 16:31
첫째가 9살때였나, 여러 가족이 모임을 하고 있을 때였다. 8살 여자애가 자기 엄마에게 틱틱거리는 것을 보더니 첫째가 몰래 나에게 조용히 물었다. “엄마, 쟤는 엄마한데 왜 저렇게 행동해? “ 나는 조용히 답변했다. “모든 엄마와 딸의 관계와 너와 나 같은 것은 아니야. 저런 관계도 있는 거야. “ 첫째는 일단 알았다고 하고 가서 놀았다. 그러다가 그 다음 모임 때, 그 8살 여자애가 자기 엄마한데 오더니, 사랑해, 하며 꼭 안아준다. 모두가 어리둥절 했었는데, 우리 첫째가 나중에 알려줬다. 우리 첫째가 그 아이에게, “너가 평소에 엄마랑 어떻게 지내는 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는 엄마에게 예의 없는 행동을 하면 언니는 너랑 놀지 않을 꺼야. “ 라고 했다고 한다. 나는 곧 잘 정색한다. 우리 애도 곧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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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지혜를 나눠줘 - 코끼리M의 이야기를 읽고일상다반사 2023. 6. 10. 08:22
- 코끼리 M의 이야기 사막여우편을 읽고 “코끼리 M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궁금한 것은: 주인공은 왜 코끼리였을까. 우리 첫째가 어린 시절 이불가게에서 받은 핑크코끼리 사은품이 있었다. 엉덩이에 향낭이 있어서 좋은 냄새가 나는 보들보들한 인형이었는데, 첫째의 애착인형이 되어 아직도 끼고 잔다. 코끼리는 동물원 밖에서는 본 적이 없는 아이인데, 그런 이유 때문인지 참 친숙하다. 왜 코끼리의 이야기였을까. 보아뱀의 뱃속에 있었던 것이 코끼리여서? 아니면 내가 누구인지 참말로 헷갈리게 장님들이 다양한 코끼리를 만지고 묘사를 해서? “코끼리 M의 이야기” 흐름 상, 코가 황금나선형을 구사할 수 있거나 커다란 코끼리의 몸으로 극장과 도서관을 다니면서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첨부터 말이 안 되어서? “코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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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과 낭만, 이런 것을 누리고 있는가일상다반사 2023. 1. 19. 15:51
술꾼도시여자들이라는 드라마(티빙, 작가 위소영)가 나오면서, 이것은 나를 위한 작품인가 희열을 느꼈다. 참 부러웠다. 그녀들의 우정, 정신줄 놓고 술을 마실 수 있는 배짱, 그만큼이나 당찬 그녀들의 삶. 아, 정말 다양한 맛있는 안주가 나오는 그녀들의 단골 술집이 참 부러웠다. 그녀들은 술을 참 맛있게 먹는다. 보다 보면 술이 고파 져서 슬그머니 한잔 먹을 기회를 두리번 거린다. 등산, 여행 다 그런 것들 중 하나다. 일전에 “산”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나는 산을 참 좋아한다. 산에 함께 가는 사람들도 참 좋고 끝나고 하는 한잔도 참 좋다. 얼마전에 친구들의 체력을 감안하여 초미녀(자칭 “초미녀모임”) 완전체로 청계산에 간 적이 있다. 우리는 등산로 입구 맛집에서 김밥과 오뎅을 든든히 먹고, 등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