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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라는 소설을 읽었다.
내가 즐겨하는,
자기말식의 고리타분한 서술이 얼마나 지겨운지 제대로 느꼈다.
어설픈 상상속의 세상에 빠져들기도 힘들었고,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이왕 시작한거니까 마무리를 지었지만,
내가 대학때부터 읽고싶었던 소설이라
참을만 했다.
하나의 상상속의 세상을 적은 글이다.
법대에서는 개나소나 다 읽었다고 할만큼
한시대의 이쓔가 됬었던 소설이다.
모든 것이 감시감독 속에 있고,
모든 기억이 조작되며
인간의 존재여부 조차 조작되어있는
그런 세상이다.
"당"이 원하는데로.
기억이란,
정확한 과거에 대한 메모가 아니라
외곡된 기억조각들에 대한 자의의 재결합이라는 주장이 있다.
대학때 잠깐 호기심에 심리학 공부를 한적이 있는데,
나에게는 심히 와닿는 얘기다.
반항은 있다.
이것 또한 세상의 섭리이다.
뭉치지 않으면 살지 못하는 것과
그냥 묻혀서 살고 싶지 않은 것
또한 본성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당"이 주장하는,
과거의 처절한 삶에 대하여 의심하기도 하고
지금이 과연 과거보다 나아진 것일까
근거없고 참고할바 전혀 없는 상상같은 것도 해본다.
심지어 반항하는 조직도 있을꺼라는 근거없는 믿음도 가진다.
늘 그런 상상을 한다.
지주들이 있고 자영농이 있고 노예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사람들이 결코 지금 서울에서 나랑 같이 움직이고 있는 이 사람들보다
못살지는 않았을꺼라고.
하지만 사람들은 분명 나아진 것이라고 믿고 싶어하고
마냥 오래전부터 이렇게 "나아진" 생활을 했으며
본인이 원하는 더 "나아진" 생활을 해야 함을 시도 때도 없이 주장한다.
개미들이 이루고 있는 군집단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늘 궁금하다.
사람이란 모임이 단순하고 천박하고 재미있고 복잡한,
마냥 내가 반듯이 얽혀야 하지만,
그 복잡함을 견딜수 없어,
나 스스로의 빈약한 논리가 정리가 안되
끈임없이 시달리고 정신적 고초를 겪어야 할 것같은
은연중의 걱정때문에
겉돌면서 접근을 못하고 있는 듯한 그런 존재로 느껴진다.
한동안은 세상을 참 쉽게 생각해왔었다.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
잃은 것과 얻은 것.
이렇게 쉽게 갈라놓고
선택하고 노력하고 포기하고 즐기고.
하지만 잃은 것과 얻은 것이란 계량이 되지 않고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이란
꾸준하지 않다.
사람들이 고달픈 이유를 이로서 알 것 같다.
또 하나의 일년이 저물어 간다.
사법고시 340점까지 이를 악물로 달려왔지만
여전한 낙방이다.
예전같았으면
연초에 다이어리에 적었던 것들을 점검하면서
올해에 내가 해낸 것들은..
이라는 정리를 해보겠지만
이런 결과들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 까 싶다.
그래도 내년에 내가 할 것 들,
이라고
지금쯤 원하는 것들을 꼼꼼히 적어보고
또다시 도전하고 달려가겠지만,
일년이라는 흔한 주기속에서
나 스스로에게 원했던 것과
원하는 것들을 교감하며
새로운 기억을 점검하겠지만
이 모든것이 단지
지금이라는 이 시점에서의
나의 마음가짐을 정리정돈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며
항상 지금이라는 시점에서의 나의 마음이 삶 그 자체임을
되새기게 된다.
1년은 갔고
20대 후반을 바라보게 되고
아이가 태여나게 되고
사람들이 너무 흔히 말하는,
그러고 나면,
그때는,
이런 것 을 신경안쓰기로 해놓고도
이런것에 신경쓰여 안절부절하고 있음을 깨달으면서,
100살까지 공부하고 100살까지 이렇게 살겠다는 다짐을 해보면서
시간에 대한 집착을 버려보고
나에 대한 인내심을 강구하고
새로운 일년이 아닌
새로운 하나의 아침을 맞아오는 마음으로
익숙한 나와의
그리고 항상 새로워진 나와의 교감으로
그 어떤 의도적인 조작된 기억따위에도 흔들리지 않는
초심탄탄한 내 모습을 만들고 싶다.
1984라는
하나의 태러의 세상을 그려보고자
그런 글을 적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이 세상에도,
어떤식으로든
스스로 태러를 만들고 있고
다른사람에게 의도하지 않은 태러를 저지르고 있고,
형식만 바뀐 사실은 똑같은 세상을 살고 있음을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또한 사람들이 생각해봐야 할까
좋고 나쁨과
옳고 그름을 가릴 수가 없는 나인지라,
CCTV가 난무하고
어느 누구의 신상을 가차없이 밝혀가면서 죽여야 한다고 울부짓고
진리를 모신자마냥
십자가앞에서 순장하거나 다른사람을 매장시키는
무표정한 사람들의 모습이
한동이 지난 후의 나에게 어떤 기억으로 잡혀 있을까,
그리고 새로 태여날
이 모든것을 만들어가야 할
나의 아기에게
어떤 세상으로 보여지고,
어떤 기억으로 만들어질까.
궁금하고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다만,
어떤 식으로 "상"을 머리로 편집하고
어떤 의도로 기억조각들을 재구성할지는,
그래도 따뜻한 마음으로 인도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하는
한줄기의 희망이라고 가지고 싶고,
내 아가의 가장 은밀하고 가까운 동반자로서의
나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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