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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ck to the future
    일상다반사 2009. 11. 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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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보가,

    너 어떻게 Back to the future도 모를 수 있냐며 황당해할 때

    나는 더 황당했다.

    83년도 영화였다.

    그야말로 순환참조의 원조다.

     

    나에게 붙이려니 엄마라는 이름이 아직은 거북하다.

    갑자기,

    잘하고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 슥 스쳐지나간다.

    연말도 되고 예정일도 다가오고 하니,

    한번쯤 예의상 흔들려주는건가보다 하고 넘어갔다.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꼭 합리화하여, 제일 좋은 일로 스스로 설득시키는 것이 주특기니까.

     

    나는 선조들의 전설스러운, 속설스러운 그리고 그냥 습관같은 입말을 꽤 신뢰하는 편이다.

    나름 오랜 시간속에서 수많은 시도와 모험속에서 나름의 판단이고 선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직장생활 3년이면, 한번쯤 옮길 생각을 해볼법 하다고 하더니,

    적응해버려서 따분해지거나, 의욕이 없어지거나 이런 것 보다는,

    더이상 눈에 뜨이는 발전이 안보이는 나 자신의 모습에 대한 회의감과 욕심때문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하고자하는 일과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이 하고자 하는 일이 일치할 때,

    나는 적당한 노력으로 제일 큰 성장을 가져올 수 있음을,

    너무 어릴 때부터 너무 쉽게 맛본 것 같다.

    내가 늘 달고 다니던 그 한마디다.  

    사람이란 참 간사하다.

    자동차에 익숙해버리면 보행을 어렵게 생각하듯이.

    나에게 주어진 것으로 얼마든지 노력해여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을 만들어볼 수 있지만,

    나는 너무나 쉬웠던 과거 대비, 나태해진 내 모습 자체에 회의감을 느낀 것이다.

    그때 왜 공부 빡쌔게 안시켰어..와 같은 말같지도 않은 말을 하고 있는 듯한, 허무함이라고나 할까.

     

    우왕좌왕 좌충우돌,

    여기저기 부딛치면서,

    깨면서,

    그렇게 들소처럼 날뛰는 것이 내 모습이거늘,

    조신있게 자리에 앉아

    이것 저것 궁리하면서

    마냥 지름길이라도 염탐하는 양,

    도도한 고민을 하고 있는...

     

    찐한 헤열제 복용 후의 붕 뜬 느낌이다.

     

    부족한 나자신의 모습에 대한 인내심과

    날고 있는 사람을 바라보며 열심히 기여가는 법을 배우고 있는 나자신에 대한 인내심을,

    그리고

    걸음마를 떼고, 가까스로 달리면서,

    하늘을 날고 싶은 꿈을 저도 모르게 올라간 입고리에 간직하고,

    나의 과거에 적응하고

    나의 앞날에 적응하고

    작년 이맘쯤과

    바뀐 것이 무엇일까..를 뿌듯하게 생각하면서 새로운 꿈을 그려보고 쫓아갈 수 있는

    그런 나로 돌아갈 것이다.

     

    이런 저런 절차와 행사와 시간을 거쳐

    다시금 안정을 찾아야 하는

    과거에 적응해봐야 하는 지금,

    여전한 울컥할 수 있는 감격과 여린 마음을 느끼게 되어,

    참 다행이다 싶었다.

    익숙한 외로움과,

    조용히 닦아버린 눈물 한방울 속에서

    나, 와 결코 멀어지지 않았음에 감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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