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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애기엄마를 만났다.
임신 중 몸도 많이 아프고,
아가도 여러번 불안했다가 괜찮아지고,
그런 스트레스로 우울증도 하고,
많이 힘들었었나 본다.
나는 참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여기저기 생각없이 돌아다니고, 할일 다 하고, 밤새서 공부하고 해도
아람이는 끄떡없이 주수 맞춰서 잘 커준다.
얼굴 보여준다고 해서 부푼 마음으로 갔는데,
방긋 웃는 모습을 보여서,
헤벌레 해져서 틈만 나면 사진을 꺼내 본다.
나는 우울증같은 것을 하지 않았다.
아마도 직장생활과 취미생활을 오가면서
워낙 바쁘게 지내다 보니,
애아빠랑 트러블 생길 시간도 없고, 많은 생각을 할 시간도 없었던 것이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워낙 잘 보살펴주니까,
더더욱 우울하거나 힘들어하거나 할 것도 없었다.
더우기는,
아람이가 씩씩하게 잘 커주는 것이 제일 크게 한몫 했겠지.
지난주였나,
이렇게 사람이 약해지는구나, 세삼스럽게 느낀 적도 있긴 하다.
매일매일 딸애답지 않게 배가 불룩불룩 나올정도로 발길질을 하던 아가가
그날따라 유난히 조용하고,
퇴근하고
쏘파에 누워 말도 시켜보고 여기저기 다녀보기도 하고, 여러가지를 해봤지만
애가 꼼지락 거리기만 하고, 도무지 많이 움직여주지를 않는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걱정되거나..한다는 생각도 없었지만,
그냥 눈물이 났다.
중국 다녀오면서 너무 무리했나, 뭘 잘못먹었나..생각이 잘 잡히지가 않았다.
아람이는 12주차부터 비행기타고 해외나들이를 해본 애다.
24주차, 또한번 중국나들이를 했다.
워낙 바삐 공부나 일에 몰입하다 보니
퉁퉁 집어차면서 혼자 놀기만 하고,
말도 한번 못붙여줬다.
그게 미안해서 막판에는 호텔에서 혼자 노래도 불러줘보고 했지만,
과연 내 소리가 들렸을까,,싶기도 하다.
그래도 신나게 얘기도 하고, 노래도 불러주군 했다.
아직도 간간이 내 생활에 몰입하다 보면 그 존재를 잊는다.
어느날 찍힌 사진에서 다리를 벌리고 서있는 내 모습에 깜짝 놀랐다.
다리를 모으고 단정하게 서면 중심이 잘 안잡힌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럼에도 너무 흐틀어지지 말고,
반듯하게 허리펴고 걸으려고 노력한다.
노오란, 리본묶인 배를 볼록하게 상기시키는 도톰하고 따뜻해보이는 임산부 원피스를 입는 것이 소원이였다.
요즘은 그런거 신경쓸새도 없이,
의외로 휘청거리고, 빨리 걷지도 못하고 심하게 부어서 아픈 발과 다리랑,
이런 여러가지를 이겨내며 걸어다니느라,
일하고 취미생활하는 시간 외에는 도통 정신이 없다.
그래도 골반이 아프고 심장이 벌렁거려,
스트레칭도 살살 하고, 수영장다녀볼까,,맨날 시간만 노리고.
그러고 있긴 하다.
아무튼 생각했던 거랑은 너무 틀리다.
그리고 주변에서 얘기 들었던거랑도 그리 많이 똑같진 않다.
역시나,
나 나름의 진지한 감정이고
나 나름의 생활인가 보다.
문뜩,
애를 어떻게 키울것인가,,
하는 얘기를 주고받은 적이 있다.
나는 여전하다.
내가 겪어보지 못한 어려운 교육을 하느라,
생각없이 서로 스트레스 받지 말고,
내가 바르게 살고, 바르게 사는 보습을 보여줄 수 있는 만큼 교감을 하는 것이 제일 좋은 교육일 듯 싶고
나의 가족으로지만,
그의 가족으로서의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냥 그렇게
따뜻하게 같이 이겨내고 같이 웃는 가족으로, 오래 의리있게 틀어질수 있어도 버리지는 않는 끈끈한 친구로,
그렇게 같이 살수 있는 존재였으면 좋겠고,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자신감갖고 살수 있는 사람이였음 좋겠고.
아무튼,
나의 새로운 룸메이트로,
기대만발이다.
야근하면서 내가 피곤할때면 한번씩 아가가 스트레스 받을까 걱정되기도 했었는데,
고생은 같이 하는거야...하면서 방긋 웃고 넘어갔다.
진심이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첨 2개월은 그렇게 길어보일수가 없었는데,
이제는 1주, 또 1주가 후딱후딱 가다 보니,
벌써 만 7개월을 넘보고 있다.
웃는 얼굴에 깜짝 놀랐다.
좋은 꿈 꾸고, 그 좁은데서도 가지가지 하는구나 싶어서,
이렇게 반갑고 행복할 수가 없었다.
아직은 엄마라는 이름이 부담스럽다.
내가 기대하고 의지하던 엄마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나는 손톱끝만치도 닿지 못하는 모습인 듯 싶어서.
아람이가 많은 기대를 하지 말고,
부족한 사이끼리 이해하고 잘 살아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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