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낳아준 사람에게 한번이라도 고맙다고 꼭 말해주세요일상다반사 2009. 6. 8. 10:46반응형
좀 바빴다고 엄살부리다보니
한달이라는 시간이 또 이렇게 후딱 가버렸다.
성의없는 여행을 다녀오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해봤다.
나는 늘 옥순씨한데,
옥순씨는 참 좋겠다, 나처럼 얘쁘고 착한 딸이 있어서..
하고는, 둘이서 깔깔거리군 했다.
어느날 커버려서, 나, 라는 의식을 가지고 마냥 혼자 자라난 것처럼, 혼자 잘 살고 있는 것처럼
이렇게, 나라는 인간은 살고 있지만,
잉태하고 있는 엄마의 아픔과, 노력과 행복은,
여태 상상도 못하고 있었던 부분이였다.
어떻게 됬든, 오늘이 공식적인 내 생일이다.
옥순씨는 언니를 가졌을 때 엄청 고생이 많았다고 한다.
거의 3개월을 아무 것도 못먹고 죽는 줄 알았다고.
그래도 나를 가졌을 때는, 잘 먹고 잘 자고, 엄청 편했었다고 한다.
역시 나는 착한건 타고났나봐,
하면서 웃고 넘기지만,
둘째는 엄마한데 참 고마워해야 한다고들 한다.
첫째를 낳으면서 그렇게 고생하고도,
서슴치 않고 그런 아픔에 한번 더 나서게 되는
엄마의 용기와 애정에 감사해야 한다고.
나를 낳았을 때,
온 몸에 밀가루 같은 것들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다고 한다.
다행이, 어르신이 긁으면 애 피부 버린다고, 꿀 발라주라고 하셔서,
꿀을 발랐는데,
피부속으로 곱게 먹고 들어갔다고 한다.
옥순씨가 나를 가졌을 때,
밀가루음식에 열광했었는데,
그래서 내 피부가 곱게 태여났다고
늘 주장한다.
옥순씨가 그건 나 닮아서 그런거지..
하면서 좋아할 때는,
피가 섞여있는 사실을 동물적으로 느끼고 행복하게 된다.
힘들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더 힘들었나 보다.
아직도 머리가 윙하고,
몸은 자꾸 쉬고만 싶어한다.
친한 언니가 애기를 낳았을 때,
첨으로 1주된 애기를 봤었다.
안아보라고 하는데,
잘못만지면
애기 뼈가 부셔질 것 같아서,
도무지 안을 수가 없었다.
저절로 알아서 큰줄 알았던 나였지만,
그렇게 부셔질 것만 같았던 나를
조심조심 안고 먹여주고 씻겨주고 하던
옥순씨 모습이 그려진다.
이제야, 철이 조금 드는건가 보다.
너느날 눈떠보니, 25년을 살아버린 다큰 어른이 되어있었지만,
하루하루 천천히, 표시 안나게 철들어가는 이 아이를
하루하루 조심스럽게 지켜봐주신 우리 옥순씨가 너무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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