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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하나의 월드컵은 가고, 이렇게 하나의 4년도 가고...취미생활 2010. 7. 12. 09:30반응형
스페인의 첫 우승으로,
월드컵은 갔다.
사람들이 남아공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의 16강 진출과, 무기력한 8강 실패에 희비가 엇갈리고,
나도, 4년이라는 의미를 사회생활의 첫번째 단계라는 정도에서
몸으로 감지하고...
4년은 긴 시간이 아니다.
내가 하다 만 뻘짓들이 많고,
아직은 마무리해야 할 일들이 많고,
그리고 더더욱 시작하고 싶은 일들이 많고,
더 돈독히 하고 싶은 일들도 많다.
그리고,
지금의 젊은 선수들의
조금만, 더 나아진 모습들을 기대하면서,
다음 월드컵을 기대해볼만도 하고.
그리고 박지성이 여전히 멋진 캡틴으로 다음 월드컵까지 뛰어줬으면 하는 기대도 있을 만큼.
4년은 결코 긴 시간은 아니다.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한 덕분인지,
그냥 학교를 일찍 다닌 덕분인지,
조숙한 덕분인지...
사회생활 4년이라는 이름을 지어보지만,
나는 아직 창창한 20대다.
간간이 아저씨들한데,
3자가, 저~~멀리 아득해서 보이지도 않는다며 약올리기도 하지만,
그건 내 진심이다.
하루를 48시간으로 쪼개서 쓰든,
4년에 10가지 일을 이루어 내든,
나에게 30대까지의 남은 몇년이란 똑같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또 많은 뻘짓을 시작해볼 수 있는 시간이다.
허다한 얘기는 그만두고,
월드컵으로 돌아와보면,
나는 독일 알핸전을 보면서, 스페인의 우승을 주장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막강한 독일의 모습에 화들짝 놀란 분위기였으니까.
축구란 상대적인 것이고,
절대적인 강자 약자가 없는 것이라는거,
나는 믿어 의심치 않고,
그맛에 축구를 본다.
아무튼,
스페인이 이겨줘서 나는 너무 좋다.
내 주장이 이겨줘서가 아니라,
네델란드를 우승이라는 이름에서 밀어냈기 때문이다.
나는 축구를 날로 좋아한다.
별로 아는 것도 없고, 연구도 없다.
그냥 좋은 경기를 좋아할 뿐이고,
좋은 선수를 좋아할 뿐이고,
좋은 팀을 좋아할 뿐이다.
때문에 싫어하는 건 확실하다.
아무리 전술이라고 하지만,
어설픈 반칙, 신경전 이런걸로 승부를 거는 건 별로고,
한번의 역전을 위한 것이 아닌,
그런 부분으로 늘 승부수 게임만 하는 건,
내가 알고 있는 축구라는 이름 자체에 반칙이다.
아무튼, 그렇다는 의미에서
스페인의 우승은
축배를 들어줄 만한 일이고,
한국이 대진운으로 16강에 들었다면,
스페인도 또하나의 운을 타고 월드컵에 들어섰고 우승을 검어쥐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이런 아이러니한,
월드컵 첫 우승을 가지게 된 것에,
진정성 있는 축하를 보내줄 만 하다.
이렇게,
4년의 기다림이
예기치 못한 우승을 가져다 줄 만큼
세상살이가 쉬울 수도 있고,
32년의 기다림이 또다시 36년의 기다림이 되버릴 만큼,
쉽지 않은 4년과, 도전이라면,
그렇게 하나의 성공에 집착하고 매달릴 이유가 뭐가 있을 까 싶기도 하다.
그나마 내 인생이, 4년을 주기로 기다리고 도전하고 또 기다리고 또 도전해야 할만큼,
하나의 종목에만 목을 매고 숨이 끈어질 때까지 기다림을 계속해야 하는,
그런 인생이 아닌 것이 다행스러운거라고 해야 하는지,
내가 주체할 수 없는 흐름에 내 몸을 맡겨야 하고, 대부분은 흐름을 거슬러야 하는,
그런 인생이 아닌 것이 다행스러운거라고 해야 하는지...
가볍게, 즐겁게, 부담없이,
그리고, 때론 집요하게.
그냥 그러루하게 살다가,
포기도 하고, 집착도 하는,
그런 모습이 다행스럽다.
이렇게 정리아닌 정리를 하면서,
4년을 보내고,
언제나처럼,
또하나의 10년, 20년으로 꿈꾸는 내 모습 속에서,
또 다른 4년을,
이렇게 맞아오고.
월드컵은 즐겁고,
월드컵이 아닌 시간들도,
축구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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